오늘은 목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보다 조금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늘 같은 질문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어느 대학에 갈 거니?”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니?”
하지만 정작 한 번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살고 있습니까?”

생각해 보면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우리는 선택을 합니다. 어떤 일을 할지, 누구와 함께할지, 무엇을 포기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선택의 기준이 없다면, 결국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의견이나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는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자기 기준 없이 너무 많은 선택 앞에 서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1. 자기 기준이 없으면 남의 기준이 들어온다
대학을 선택할 때도, 직장을 고를 때도, 결혼을 고민할 때도 우리는 주변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 회사는 안정적이래.”
“요즘은 이 직업이 전망이 좋대.”
“그 나이면 집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다른 사람의 조언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언이 기준이 되는 순간, 내 삶은 조금씩 남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SNS를 열어보면 누군가는 해외여행 사진을 올리고, 누군가는 새 차를 자랑합니다. 또 누군가는 몇 억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문제는 비교 그 자체가 아닙니다.
내 기준이 없을 때 비교는 더 커집니다.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모르면, 다른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따라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불안할까?”
그 이유는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2. 자기 기준과 맞는 목표는 더 오래 간다
미국 심리학자 케네스 셸던(Kennon Sheldon)과 앤드루 엘리엇(Andrew Elliot)은 1999년 연구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목표를 더 오래 유지했고, 실제 달성 가능성도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자기 일치(Self-Concordance)’라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것입니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세운 목표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에서 나온 목표가 더 오래 간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높은 연봉보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안정적인 삶보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더 큰 만족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이 남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3. 기준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준이라는 단어를 어렵게 생각합니다.
마치 대단한 인생 철학이 있어야 할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 돈과 시간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 안정과 도전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 사람을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보는가
- 일이 힘들어도 계속할 이유가 있는가
-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가치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쌓이면 그것이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기준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다듬어집니다.
20대의 기준과 40대의 기준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실패를 경험하고, 누군가를 떠나보내면서 기준은 변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준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 없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4. 기준이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하지 않을지 안다
우리는 보통 성공한 사람을 떠올리면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기준이 분명한 사람들은 선택하지 않을 것을 먼저 정해 놓습니다.
무리한 소비를 하지 않는다.
건강을 해치는 일을 반복하지 않는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둔다.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면서까지 돈만 좇지 않는다.
이처럼 기준은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해 줍니다.
모든 것을 잘하려고 애쓰는 대신,
무엇을 내려놓을지 알게 됩니다.
그래서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돌아올 곳이 생깁니다.
오늘의 질문
살다 보면 누군가는 더 빨리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고, 누군가는 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나?”
하지만 모든 사람의 삶은 출발점도 다르고,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도 다릅니다.
누군가에게 행복은 높은 연봉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저녁 식탁에서 가족과 웃으며 보내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생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기준인지도 모릅니다.
기준이 있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닙니다.
다만 흔들린 뒤에도 어디로 돌아와야 하는지 아는 사람입니다.
오늘 하루 잠시 시간을 내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어떨까요?
지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정말 내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어쩌면 그 질문 하나가 앞으로의 선택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지도 모릅니다.
#출처
- Sheldon, K. M., & Elliot, A. J. (1999). Goal striving, need satisfaction, and longitudinal well-being: The self-concordance model.
- Values clarification methods for patient decision support: systematic review (2021).
- 자기결정성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관련 연구 자료.